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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애학의 준거, 이태리의 장애인당사자 그람시

기사승인 2019.09.09  11: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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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호

이상호 정책위원장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나는 그가 1994년경 오타와에 있는 칼레톤 대학에서 연설하는 것을 들을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 그곳에서 그는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를 언급함으로써 장애 권리를 다루었다.

올리버가 개인주의의 이념적 구조에 대해 웅변적으로 글을 썼기 때문에 이것은 거의 놀라운 일이 아니다.

“장애 상황에서 이것은 의료화, 규범성의 요구사항, 우생학 등을 통해 나타난다.”(Oliver를 기리며 중에서. Ravi Malhotra 저)
올리버의 영감에서 두 인물을 빼 놓을 수는 없다. 영국 장애운동의 전설, 폴 헌트(H. hunt)와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이다.

폴 헌트와 그의 저서 <스티그마:장애의 경험>
헌트는 시설생활인이었고 본능적으로 사회적 억압을 깨달아 Stigma(낙인)을 저술했다.
놀라운 것은 그가 시설에서 생활했을 때 영어를 몰랐고, 당연히 영어를 가르쳐 주지도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 전설의 인물은 장애인 동지들과 각자의 학대와 차별의 과거력을 구술하기 시작했고, 이는 Stigma(낙인)이라는 책으로 우생학적 역사를 장애인 동지들에 증거와 증언으로 태어나게 한 것이다.
장애인 동지들의 삶과 증언에서 태어난 이 책은 학술적인 우생학의 저서보다 혁명적이었고 역동적이었다.

저술의 과정을 지켜보던 영국의 사회학자(사회복지학자들이 아니었다)들은 급기야 그가 생활하던 시설을 방문했고, 국가의 학대를 목도한 이들의 전언으로 인해 영국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당시 영국이 저항했던 나치의 홀로코스트와 별 다를 것이 없는 삶을 국가의 이름으로 장애인당사자들이 살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헌트의 저술과 실천으로 영국은 비로소 영국장애운동조직을 탄생하게 한다. 이의 과거력을 통해 올리버는 장애학을 탄생시킨 것이다. 즉 죽어있는 문서가 아닌 펄떡펄떡 살아 숨 쉬는 장애운동의 실천으로서 말이다.

헌트가 학대의 역사를 통해 분노를 제공했다면 이태리의 위대한 성인 그람시는 논리적 영감으로 제공한다. “우리는 이 자의 두뇌가 작동하는 것을 20년 동안 중지시켜 놓아야 한다.”
그러나 1800년대 이태리 독재 정권은 감옥에 그람시를 가둘 수는 있었지만, 그의 두뇌가 작동하는 것을 결코 막을 수 없었다. 그람시는 감옥에서 서서히 죽어가면서도 오히려 역사와 사회에 대한 분석은 더욱 예리해져 몇 년에 걸쳐 2,848 페이지에 달하는 필사본을 남겼다.

그람시가 죽은 후 그가 감옥에 있을 때 작성한 [옥중수고]는 그를 자주 면회 갔던 처형에 의해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람시의 옥중수고는 헤게모니 론으로 재판되는데 요약은 이러하다.
‘지배에 의해 이 사회는 존재하는 것이 아닌 피지배의 자발적 동의에 의해서 유지되는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즉 퇴행적 지식인들이 그들의 부와 명예를 위해 피지배의 자발적 동의의 논리들을 끊임없이 생산, 유포한다는 것이다.

그람시가 꿈꾸었던 것은 전선 중심의 기동전(war of manoeuvre)을 통한 반전이 아닌, 대중과 깊이 연계된 유기적 지식인(organic intellectual)이 진지전(war of position)을 통해 서서히 대중의 상식을 바꾸고 세계관을 변화시켜 그들 스스로가 운동의 진정한 일원이 되게 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이다.

올리버는 1994년경 오타와 칼레톤 대학에서의 강연을 통해 그람시를 언급함으로써 장애 권리를 다루었다. 올리버가 개인주의의 이념적 구조에 대해 웅변적으로 글을 썼기 때문에 이것은 거의 놀라운 일이 아니다. 장애 상황에서 이것은 의료화, 규범성의 요구사항, 우생학 등을 통해 나타난다.

이 강연에서 올리버는 그람시를 언급하며, 장애를 둘러싼 퇴행적 지식인들의 논거를 이렇듯 해석한다. 재활로 대변되는 과잉 의료화, 장애인에게 자선의 대상임을 강요하는 규범성의 요구 및 강요, 학대와 사회적 살인을 일삼는 우생학이다.

단 몇 줄로 논거할 수 없을 정도로 전 세계의 장애인은 퇴행적 지식인들에게 둘러 쌓여있다. 권리의 문제를 떠나서 비용의 문제에서도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퇴행을 보상하는 막대한 비용과 도덕적 반대급부는 전문성이라는 미명 아래 지금도 작동되고 있다.

올리버는 전선체적인 일시적 운동이 아닌 장애 대중과 깊이 연계된 우호적 지식인(organic intellectual)이 진지전(war of position)을 통해 서서히 대중의 상식을 바꾸고 장애 관을 변화시켜 그들 스스로가 장애운동의 진정한 일원이 되게 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라 했다.

또 한사람의 장애운동의 성자가 길을 달리 했다. 생애와 그가 성찰했었던 장애 운동. 아마도 서러움, 그리고 분노이었을 듯하다.

헌트는 1950년대 영국 장애운동가이고, 그람시는 1800년대 지식이며, 운동가이었다. 올리버는 올해 3월 3일 생을 마감했다. 이 세 명의 성인은 모두 장애인당사자이었으며, 진지와 혁명을 꿈꾸었다. 대략 수십 권의 책이 재해석되어 전 세계 장애운동가들에게 강력한 동기와 논리적 무장을 제공하고 있다.

서재에 갇힌 논리가 아닌 때로는 피를 토하며 분노하고 때로는 정연한 논리로 퇴행적 지식인들을 압박한다. 이들의 역사와 저술을 건달의 한계로 상세히 보고 드리지 못한 송구함과 마주서 있다.

다만 올리버 형님께서 다른 길을 정하신 며칠 동안 많이도 가라앉아 있었다. 내공의 부재로 뜻을 따르지 못하고 있는 죄책감과 함께.
그대! 의로운 뜻, 사라지지 않도록!

강서양천신문사 gsycky@hanmail.net

<저작권자 © 서울로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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